한국어교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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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문단체 연합 성명서]올바른 언어 교육 정책 수립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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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2-21 20:38:59
							올바른 언어 교육 정책 수립을 촉구한다



최근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서 밝힌 새 정부의 영어 교육 정책과 관련한 찬반 논의가 활발하다. 인수위에서는 새 정부의 영어 교육 목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기본 생활 영어로 대화할 수 있고 영어 사교육 없이도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는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편협한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를 경계하면서, 요즈음과 같은 세계화 · 다문화 시대에 여러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국민들이 늘어나도록 한다는 것을 환영한다. 또한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여 학생들의 영어 실력을 크게 향상시키겠다는 의도 역시 찬성한다.
그러나 바른 영어 교육을 위해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할 일들이 인수위의 안에는 빠져 있어 많은 국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언론의 보도도 있었지만, 벌써부터 사교육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고, 인수위에서 개최한 영어 교육 관련 공청회가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널리 모으지 못했다는 사실 역시 이러한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로 인수위의 영어 교육 정책은 매우 우려할 만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에,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언어 정책의 우선은 자국민의 자국어 교육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현재 우리 국민의 국어 능력 부실이 매우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들의 국어 사용 능력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학교와 기업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다. 경제를 살리고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또한 다른 언어를 학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자국어로 하는 사고능력과 소통능력이다. 현재 국민들의 낮은 국어 능력은 장차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영국, 일본 등 유수의 선진국에서는 최근 자국인의 자국어 사용 능력 신장을 위한 교육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나라에서도 수년 전 국어기본법을 통과시키고 전국에 ‘국어 상담소’를 설치하여 국민의 국어 사용 능력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나치게 영어 교육만을 앞세우는 인수위의 교육 정책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진정한 영어 사용 능력의 신장을 위해서라도 먼저 국어 교육을 강화하여야 한다.

둘째, 한국어의 세계화 정책 방안이 제시되어야 하고 다양한 외국어 교육 진흥 정책도 있어야 한다.
세계화를 위해 우리가 다른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세계화는 우리가 국제어를 사용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외국인이 우리의 한국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함한다. 외국인이 우리를 알게 하려면 한국어 교육 강화 지원 정책은 물론, 경제 문화 외교의 일환으로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 학생들을 우리나라에 불러 우리의 선진 학문을 제공하고 미래의 친구로 만드는 세계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나라들의 외국어와 그 언어문화를 폭넓게 배우고 익히는 노력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인수위에서는 영어 일변도의 외국어 정책에서 벗어나, 다른 여러 외국어 교육의 진흥 정책도 반드시 함께 제시하여야 한다.

셋째, 영어는 정식 교원 양성 기관에서 배출된 교사에 의해 교육되어야 한다.
공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 따라서 질 좋은 영어 교육을 위해서는 영어 교사에 대한 연수와 교육대 · 사범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교육대 · 사범대 등 정규 교원 양성 기관에서 배출된 영어 교사들을 무시하고, 갑자기 현행 영어 교육과정과 관련한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국내외 TESOL 양성기관 출신자 및 영어 관련 외국 대학 학위자 등을 학교 현장에 무분별하게 투입하겠다고 함은 잘못이다. ‘영어 사용 능력’과 ‘영어 교육 능력’은 다르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교육 정책은 한 국가의 흥망을 좌우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교육 정책을 만들 때에는 철학과 역사의식, 사회 현실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야만 한다. 어문정책 역시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인수위는 마치 온 국민이 영어만 잘하면 된다는 식의 언어 교육 정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비치어 안타깝다. 나라의 미래를 선도하는 인수위는 ‘자국어 능력이 외국어 능력의 기초’이며 ‘국민의 자국어 능력이 곧 국가 경쟁력의 기초’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현재의 국민 국어 능력의 문제점과 국어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며 이의 해결을 위한 대책부터 모색하여 국민의 자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대책부터 제시하여야 한다.
앞으로의 교육은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창의적 지식 산업의 인재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영어뿐만이 아닌 전 과목의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반드시 제시되어야만 한다. 새 정부에서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깊이 새겨서, 보다 긴 호흡과 철학적인 안목으로 올바른 언어 교육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해 주기를 기대한다.

                         
                            2008년 2월 20일


   국어교육학회 회장: 임칠성(전남대 국어교육과 교수)
   국어국문학회 대표이사: 김진영(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어학회 회장: 성환갑(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국제한국어교육학회 회장: 허 용(한국외국어대 한국어교육과)
   국제한국언어문화학회 회장: 윤여탁(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
   이중언어학회 회장: 송향근(부산외국어대 한국어문학부 교수)
   한국독서학회 회장: 이삼형(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한국문법교육학회 회장: 성낙수(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한국문학교육학회 회장: 최병우(강릉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한국어교육학회 회장: 한철우(한국교원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한국어문교육연구회 회장: 김 훈(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한국어의미학회 회장: 임지룡(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한국어학회 회장: 홍종선(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국작문학회 회장: 박영목(홍익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한글학회 회장: 김승곤(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한말연구학회 회장: 이석규(경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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